생활과 묵상-9월 19일(월요일)

오디오 말씀

오늘의 말씀 : 루가 8:16-18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어두거나 침상 밑에 두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놓아 방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그 빛을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감추어둔 것은 나타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져서 세상에 드러나게 마련이다.
내 말을 명심하여 들어라.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고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줄 알고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오늘의 말씀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줄 알고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18b)”

오늘의 묵상 : 확신의 착각

7·80년대는 전력공급이 부족해서 그랬는지 정전이 잦아 집집마다 초가 항상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정전이 되면 캄캄한 어둠 속에서 주위를 더듬어 서랍속 초를 찾아 불을 켜던 기억이 추억처럼 남아있습니다. 초를 켜기 위해 밝히던 성냥의 유황 냄새도 꽤 좋았습니다. 그렇게 방마다 초를 켜면 전등 빛에 비할 것은 못 되지만 옴짝달싹할 수 없던 어둠을 지우고 하던 일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흔들리는 촛불을 보며 따라 움직이던 그림자들을 쫓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어둠은 빛을 가릴 수 없습니다. 빛이 방안에 머물면 방 안의 어둠은 이내 빛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어둠을 밝히는 빛을 감춰두고 계속 어둠에 머무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빛이 비쳐오는데도 애써 눈을 감고 어둠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빛을 본 적이 없는 듯이 말입니다. 어둠 속에 있다가 어둠에 익숙해진 까닭이겠지요. 오히려 빛은 눈을 부시게 하는 불편(不便)입니다.
애써 눈을 감고 빛을 외면한 채 어둠을 고집한다면 눈은 제 기능을 잃고 말 것입니다. 본다는 것은 안다는 것과 의미를 공유합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보지 않겠다는 것은 모른 채로 있겠다는 것입니다. 알지 못하는 채로 안다고 확신하는 착각은 자신을 깊은 어둠에 버려두는 일입니다.
눈부심을 조금만 견뎌내고 빛을 맞이한다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보고 듣고 안다는 착각속에서 자기 확신의 열성을 자랑하는 어리석음을 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