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아름다운 전통과 깊은 영성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 ‘성공회(聖公會)’

 

성공회라는 명칭은 ‘하나이요, 거룩하고(성, Holy), 공번되며(공, Catholic), 사도적인 교회’라는 교회의 신앙고백 가운데 ‘성’과 ‘공’ 두자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영어로는 ‘앵글리칸 처치’(Anglican Church)라고 하며, 미국의 성공회는 주교제 교회라는 의미의 ‘에피스코팔 처치’(Episcopal Church)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근세 영국의 해외 진출에 따라 성공회는 전 세계로 확대되었으며 세계 성공회 공동체에 속한 모든 교회를 일컫고 있습니다. 세계 성공회는 나라마다 독립된 관구나 관구군을 갖고 독립적인 헌장과 교회법 체계를 갖추어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160여개국에 약 1억명의 신자가 있으며, 38개 관구와 500여개의 교구가 세계성공회공동체(The Anglican Communion)를 통해 서로 일치를 이루며 유기적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성공회는 지역적으로 영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서기 175년경 이미 영국에 고대 캘틱교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따라서 성공회의 기원은 초대교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성공회는 6세기에 로마교회와 병합되어 발전을 거듭해 오다가 16세기에 대전환을 맞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의 파장이 영국에도 큰 영향을 주어 결국 루터교, 장로교의 탄생과 더불어 영국은 3대 종교개혁의 온상이 됩니다. 바로 이 개혁의 과정 속에서 성공회는 몇 가지 중요한 신앙적 특성을 형성했습니다.

 

첫째, 초대교회의 신앙

성공회는 최초의 교회분열인 동서교회(로마교회와 정교회)의 분열 이전의 초대교회의 신앙을 지킵니다. 그래서 성공회는 공적인 신앙고백으로 교회분열 이전의 모든 교회가 같이 고백한 사도신경과 니케아신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초대교회의 예배형태인 말씀과 성만찬이 하나로 어울린 성찬례를 통하여 하느님을 예배합니다.

 

둘째, 성서와 함께 하는 신앙

모든 교파가 성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성공회는 일찍부터 누구나 성서를 읽을 수 있도록 이미 14세기에 라틴어 성서를 영어로 번역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16, 17세기에는 영어 성서를 번역하는 빛나는 기록을 낳았습니다. King James Version(흠정역 성서)은 이러한 성공회 전통의 산물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성공회는 성서에 근거하고, 전통을 존중하며 학문과 이성에 의해 재해석되는 공번되고, 사도적인 신앙을 지켜왔으며 지금도 이를 선포하고 있습니다.

 

셋째, 성공회는 중용(中庸, Via Media)의 신앙

구교와 신교 사이의 극단적인 것을 지양하고 서로의 장점을 포용하려는 전통을 세웠습니다. 성공회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관용을 미덕으로 여기며 모든 것을 무리하게 정의 내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차이를 강조하며 자신의 교파를 우월하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성공회는 사도 때부터의 교리와 전통, 혹은 성서와 전통과 이성을 바탕으로 항상 개혁해 나가는 교회로 흑· 백 논리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성공회 안에는 프로테스탄트 정신에 충실하려는 사람들과 가톨릭 전통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공회는 “가톨릭 전통을 존중하는 개혁교회”, “개혁하는 가톨릭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 세계교회 일치운동(Ecumenical)에 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넷째, 끊임없이 개혁하는 교회

성공회는 전통을 존중하지만 전통 안에 머물러있지 않습니다. 현대사회는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여성차별, 인종갈등, 젠더와 인권 문제, 핵무기 확산과 핵에너지의 위험성, 군사독재와 경제적 식민주의, 지구 환경문제 등 끊임없이 새로운 갈등과 문제에 직면해있습니다. 성공회는 이러한 현실적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신앙으로 조명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며 행동합니다.

 

다섯째, 성공회의 선교정신

성공회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선교공동체로서 복음전파뿐만 아니라 이웃과 세상에 대한 책임을 강조합니다. 세계성공회의 공통된 선교원칙은 세계성공회협의회Anglican Consultative Council)과 세계성공회 주교회의인 람베스회의(The Lambeth Conferences)를 통해 확인된 선교의 5대 지표(Five Marks of Mission)를 따르고 있습니다.

ㆍ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ㆍ새 신자들을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양육합니다.

ㆍ사랑의 섬김으로 이웃의 필요에 응답합니다.

ㆍ불의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ㆍ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며, 지구 생명의 회복과 유지를 위해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