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9월 4일(연중23주일)

오디오 말씀

오늘의 말씀 : 루가 14:25-33

예수께서 동행하던 군중을 향하여 돌아서서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에게 올 때 자기 부모나 처자나 형제 자매나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너희 가운데 누가 망대를 지으려 한다면 그는 먼저 앉아서 그것을 완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따져 과연 그만한 돈이 자기에게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기초를 놓고도 힘이 모자라 완성하지 못한다면 보는 사람마다 ‘저 사람은 집짓기를 시작해 놓고 끝내지를 못하는구나!’ 하고 비웃을 것이다.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나갈 때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적을 만 명으로 당해 낼 수 있을지 먼저 앉아서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만일 당해 낼 수 없다면 적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화평을 청할 것이다.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

오늘의 말씀
저 사람은 집짓기를 시작해 놓고 끝내지를 못하는구나

오늘의 묵상 : 하느님께서 하십니다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알파이시며 오메가이십니다. 그 어느 것도 하느님을 벗어나서 존재하거나 일하지 못합니다. 오늘의 성서말씀대로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내가 그것을 해낼 수 있는지 헤아려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결과와 정확한 해답을 가지고서 일을 시작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저의 경우, 하고 싶다는 열망만으로 시작했다가 도망간 적도 많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도망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십니다. 나는 끝내지 못했지만 하느님께서 하십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내가 헤아려 본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주신 이성을 통해 미리 헤아려보는 것이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성은 하느님의 은총 아래에서 사용되어야 합니다. 은총과 이성을 분리할 때 우리는 내 뜻에 집착하게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영적으로 성숙해진다는 것은 은총 아래의 이성을 활용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충분히 이성을 활용하되, 하느님의 은총을 신뢰하고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시작해 놓고 끝내지 못한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후회도 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완수하고자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을 경험하고, 그분과 지극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행복한 삶과 관계를 목표로 하여 열심히 일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되돌아보면 행복이라는 목표는 사라지고, 완수한 일만 남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행복해야합니다. 행복을 저 앞에 두어서는 안됩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사랑해야 합니다. 일이 사랑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일을 완성합니다. 사랑이 하십니다.

오늘의 기도
하느님과의 사랑 가운데 일을 해 나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