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12월 25일(성탄대축일)

오디오 말씀

오늘의 말씀 : 요한 1:1-14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말씀은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증언을 듣고 믿게 하려고 온 것이다. 그는 빛이 아니라 다만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그들은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오늘의 말씀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 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오늘의 묵상 : 하느님과 같은 존재, 나

하느님의 외아들 곧 하느님이신 당신이 연약하고 가난한 한 아기로 혼돈과 어둠의 우리 가운데 오셨다는 게 놀라워서 오히려 믿기지 않는 성탄일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 역시 너무 크고 거대해서 제가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엄청난 것을 받았으니 펼쳐보기는 해야겠고, 우리에게 오신 그 분과 함께 먹고 자고 품에 기댈 정도로까지 친밀하게 지냈던 제자 요한의 증언을 귀 기울여 들어보아야겠습니다. 죽을 수 밖에 없는 피조물인 우리와 같은 몸 그리고 말씀으로 오셨던 그분에 대해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을 창조한 말씀이시며 하느님이시라고, 말씀이신 그분은 태초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던 분이고, 생명의 근원이시며, 사람들의 빛이 되는 생명이시라고. 요한은 말씀이 육신(flesh)이 되어 오신 그분이 충만한 은총과 진리로 자신들 가운데 거하심으로(dwelt among us), 하느님에게서 오신 외아들의 영광을 직접 보았다고 증언합니다.
33년 동안 주님께 붙어 다닌다고 노력한 저도 주님께 2000년 전 요한의 증언 앞에서 여쭈어봅니다. ‘주님, 요한을 통해 저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신 건가요?’ ‘아들’이라고 하십니다. ‘당신의 아들, 그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자’ ‘그런 아들을 왜 저희에게?’ ‘그만큼 사랑하니까. 내 형상은 바로 나.’
아하, 그렇군요. 당신의 형상을 닮은 저희는 바로 당신과 같은 존재군요. 하느님과 같은 존재, 나. 나와 같은 존재, 내 아들. 그렇죠, 내 아들이 바로 나와 같기에 내가 그를 그냥 내어버려 둘 수 없었던 거죠, 내가 죽는다 하여도.

오늘의 기도
당신의 형상으로 우리를 만들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제 갈 길 간 저희를 위해 당신의 아들, 당신의 생명 주심에 또한 감사와 찬미를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