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11월 11일(금요일)

오디오 말씀

오늘의 말씀 : 루가 17:26-37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는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간 바로 그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다가 마침내 홍수에 휩쓸려 모두 멸망하고 말았다. 또한 롯 시대와 같은 일도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집 짓고 하다가 롯이 소돔을 떠난 바로 그 날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내리자 모두 멸망하고 말았다.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 날 지붕에 올라가 있던 사람은 집 안에 있는 세간을 꺼내러 내려오지 마라. 밭에 있던 사람도 그와 같이 집으로 돌아 가서는 안 된다. 롯의 아내를 생각해 보아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 잘 들어두어라. 그 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누워 있다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또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다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또 두 사람이 밭에 있다면 그 중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주님, 어디서 그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하고 묻자 예수께서는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가 모여드는 법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오늘의 말씀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는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오늘의 묵상 : 까치의 나뭇가지

집에서 달팽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주로 제 딸이 돌보며 그들의 집을 청소하고 음식 등을 챙겨주지요. 그러던 어느 날 딸아이가 좀 끔직한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제 손바닥만큼 커진 달팽이 한 놈이 다른 달팽이의 몸을 먹었다고 해요. 가만 들여다보니 정말 한 놈의 몸이 많이 줄어있었습니다. 급히 둘을 분리했지만 작아진 달팽이는 며칠 못가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남은 달팽이를 바라보는데 서운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올라옵니다. 사이좋게 지냈다면 서로 의지하며 외롭지 않게 지냈을텐데… 앞으로 딸이 먹이를 주거나 그 집을 청소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많이 실망하고 놀랐기 때문이지요. 홀로 된 달팽이는 더 이상 저희 가족들에게 사랑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늘 성서를 읽으며 우리 사람들도 꼭 그 달팽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로 잘 지내며 평화를 그려갈 수도 있는데 우리네 역사는 누군가를 억압하고 착취해 온 무수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진노가 노아의 시대에, 그리고 롯의 시대에 임했던 것도 같은 이유이겠지요. 평화가 깨어지고 하느님의 섭리보다 인간의 욕망이 서로를 해치고 있었기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시간을 거두어 가셨습니다. 달팽이에 대한 저희 가정의 애정은 식었지만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식지 않기를 조심히 기도 드립니다.

오늘의 기도
주님!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