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8월 31일(수요일)

오디오 말씀

오늘의 말씀 : 루가 4:38-44

예수께서는 회당을 떠나 시몬의 집으로 가셨다. 그 때 시몬의 장모가 마침 심한 열병으로 앓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부인을 고쳐달라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그 부인 곁에 서서 열이 떨어지라고 명령하시자 부인은 열이 내려 곧 일어나서 사람들을 시중들었다.
해 질 무렵에 이집 저집에서 온갖 병자들을 다 예수께 데려왔다.
예수께서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어 모두 고쳐주셨다.
악마들도 여러 사람에게서 떠나가며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외쳤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시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하셨다. 악마들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날이 밝자 예수께서는 그 곳을 떠나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런데 사람들이 예수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예수를 만나자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달라고 붙들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나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이 일을 하도록 나를 보내셨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뒤 예수께서는 유다의 여러 회당을 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셨다.

오늘의 말씀
부인은 열이 내려 곧 일어나서 사람들을 시중 들었다.

오늘의 묵상 : 시중을 들기로 선택하다.

시몬의 장모는 어떻게 열이 떨어지자마자 다른 사람들의 시중까지 들 수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그녀의 이름도, 그녀의 딸의 이름도 알 수 없고, 그녀의 생각과 목소리 역시 성서 안에서 찾을 수 없으니 답답합니다. 게다가 하느님 나라 어쩌고 하면서 처자식도 돌보지 않는 사위, 그리고 그가 따르는 예수라는 사람. 그녀에게는 모두 화가 나고 지긋지긋한 대상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시중을 들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묵상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예수를 통해 그녀가 경험한 치유의 기적은 그분의 크고 넓으신 사랑을 체험하게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나뿐 아니라 내 딸, 내 사위를 살릴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그녀는 온전치 못한 몸을 움직였을 겁니다. 그녀는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최선의 자리, 바로 시중을 들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그녀는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당시의 견고한 남성 중심의 가부장 사회 안에서 자신의 행동을 성서에 남겼습니다. 그녀의 행동은 여성을 조용히, 이름없이, 말없이 뒤에서 시중이나 드는 사람으로 격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섬김을 선택하는 주체라고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오늘의 기도
주님의 섬기는 일에 망설임 없이 주체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