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7월 24일(연중 17주일)

오디오 말씀

오늘의 말씀 : 루가 11:1-13

예수께서 하루는 어떤 곳에서 기도를 하고 계셨다. 기도를 마치셨을 때 제자 하나가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준 것같이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가르쳐 주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 한 사람에게 어떤 친구가 있다고 하자. 한밤중에 그 친구를 찾아가서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주게. 내 친구 하나가 먼 길을 가다가 우리 집에 들렀는데 내어 놓을 것이 있어야지.’ 하고 사정을 한다면 그 친구는 안에서 ‘귀찮게 굴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도 나도 다 잠자리에 들었으니 일어나서 줄 수가 없네.’ 하고 거절할 것이다.
잘 들어라. 이렇게 우정만으로는 일어나서 빵을 내어주지 않겠지만 귀찮게 졸라대면 마침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청을 들어주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생선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겠으며 달걀을 달라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않겠느냐?”

오늘의 말씀
귀찮게 졸라대면 마침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청을 들어주지 않겠느냐?

오늘의 묵상 : 빛과 그림자

어젠 손녀와 제부도에서 망중한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엔 갯벌에 들어가길 거부하던 아이가, 살살 달래며 손을 잡아끄니 나중엔 더 놀겠다고 떼를 쓰며, 진흙 범벅이 되어 신나 합니다.
아이가 언제 저렇게 자랐는지 대견하고 감사한 일이지요.
그러나 낮 동안의 즐거움도 잠시, 어둠이 깔리는 밤이 되자 내 친구 불안이 내면의 저편에서 손짓합니다. 내 성격의 죄성은 불안입니다. 하여 내 모든 행위는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낮 동안 현란한 빛과 소리에 잠시 밀려났던 불안은 사방이 고요해진 밤이 되면, 진실의 문 앞에 와 노크합니다. 그리곤 오늘 복음 속 친구처럼, 잠자리에 달라붙어 자기를 봐 달라고 졸라댑니다. 그때마다 나는, 불안의 근거가 될 만한 것들을 되짚으며 속히 마음을 안정시키고 잠을 자려 하지만, 녀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급기야 ‘이러다 밤을 꼬박 새울 것 같은’ 공포에 휩싸일 무렵 주님께 자비를 구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마음이 풀려 스르르 잠이 드니, 그동안 잡고 있던 집착과 불안도 함께 놓아버립니다. 그건 바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은총의 세계에 잦아드는 것일 테지요.

오늘의 기도
주님, 저에게 성령 충만케 하시고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