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10월 30일(연중31주일)
오디오 말씀
오늘의 말씀 : 루가 19:1-10
예수께서 예리고에 이르러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거기에 자캐오라는 돈 많은 세관장이 있었는데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서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가서 길가에 있는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다.
예수께서 그 곳을 지나시다가 그를 쳐다보시며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자캐오는 이 말씀을 듣고 얼른 나무에서 내려와 기쁜 마음으로 예수를 자기 집에 모셨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구나!” 하며 못마땅해 하였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주겠습니다.” 하고 말씀 드렸다.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오늘의 말씀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오늘의 묵상 : 진짜, 예수님을 내 집에 맞아들이기
참 오랫동안 들어온 말씀입니다. 어린 시절 어린이 주일학교에서 ‘난장이 삭개오’라는 제목으로 듣기 시작해서 수십 년 째 같은 본문의 말씀을 읽고 듣습니다. 성경말씀을 어느 정도 새겨 들을 수 있게 될 때부터 ‘키 작은 세리 자캐오’에게서 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돈으로라도 자기의 허욕을 채워보려는 마음이나, 뭔가 더 깊은 진리를 찾아 예수님을 만나려는 열망이나, 돌무화과나무라도 올라가는 열정에서 제 모습의 단면들을 봅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저는 적당히 멈추고 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캐오는 예수님을 끝까지 기다렸나봅니다.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자캐오는 기쁜 마음으로 예수를 자기 집에 모십니다. 정말 예수님을 자기 집(자기 마음, 자기 내면)에 진짜 기쁘게 모신 사람들은 ‘예외 없이’ 삶에 회개가 일어나고 ‘삶이 변형’됩니다. 감정이나 생각이 잠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틀(frame)”이 변합니다. 이전과 같이 살지 못합니다. 그대로는 살 수 없습니다. 옛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캐오는 그렇게 변형됩니다.
돌아보면 저도 예수님을 만나고 성령을 체험한 것 같은데 그 깊이가 얕고 단편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시적인 감정의 충만함이 있었지만 이내 사라지고 삶의 깊은 변화가 동반되지 않았습니다.
근원적인 삶의 변형을 향한 도전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닥치는 일들을 해결하느라고 ‘가장 중요한 일’을 뒤로 밀어 놓았습니다. 그러다가 세월은 흐르고 아름답고 싱싱한 시간들은 다 세상 일에 쏟아버리고 늙고 병든 몸으로 다시 예수님 앞에 나왔습니다. 이제라도 저도 자캐오처럼 ‘예수님을 제 집에 제대로 모시고’ 살고 싶습니다. 그분을 모신 기쁨이 삶의 원동력이 되어 저를 이끌어가길 기도합니다.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오늘의 기도
주님, 제가 진심으로 가슴을 열고 주님을 제 전존재로 맞이하게 하여 주십시오!